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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장 관훈토론 기조연설문

 뉴딜 ; 번영으로 가는 KTX


 


□ 오늘, 뉴딜과 사회대타협을 전도하기 위해 왔습니다.


언론인 여러분을 뉴딜과 사회대타협의 신도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아주 작정하고 왔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툭 터놓고 얘기해 봅시다. 저는 뉴딜과 사회대타협 말고는 우리 사회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가자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없고,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내용을 쳐다봐도 대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시민사회가 대안을 제시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시중여론 역시 ‘한치 앞이 안 보인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현실과 미래에 대해 희망을 느끼지 못하고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이런 현실에 대해 안타깝고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국민이 ‘할 수 있다’ ‘그래, 한번 해보자’하고 덤벼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집권여당의 역할인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 앨빈 토플러가 얼마 전에 발표한 ‘부의 미래’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생각할 바가 많지만 특히 마음에 와닿는 단어가 있어서 여러분께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속도의 충돌’이라는 말입니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와 정부나 공공부문이 변하는 속도가 충돌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는 예언입니다.


 


저는 지금 정부와 국민이 이런 속도의 충돌을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경제정책과 국민이 느끼는 경제현실 사이에 감각의 차이가 큽니다. 참여정부가 ‘경제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은 당장의 경제현실에 대해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속도의 차이 때문입니다. 국민들은 더 빠른 속도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서민경제가 회복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이 뉴딜을 추진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집권여당이 나서서 정부와 국민이 느끼는 ‘감각의 차이’를 좁히는 역할을 하자는 것입니다. 참여정부가 설계한 경제 설계도에 따라서 집을 짓되, 공사기간을 단축해서 국민이 시급히 입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뉴딜과 사회대타협을 추진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 첫째, 서민들을 ‘생존의 공포’로부터 구하자는 것입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서민들이 느끼고 있는 심정을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공포’입니다. IMF 외환위기는 우리 국민들에게 엄청난 공포를 안겼습니다. 기업매각과 구조조정, 정리해고가 단행되면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을 목격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발등에 떨어진 불만 끄면, 다시 말해 시급한 외환위기만 넘기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금모으기’에 참여했던 것도 그런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나기가 끝나면 다시 무지개가 뜨고, 화창한 하늘을 볼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서민들은 IMF 외환위기는 잠깐 왔다가 지나가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장마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무지개가 영영 뜨지 않을지 모른다는 사실에 엄청난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실업에 대한 공포, 만성적인 경기 불안에 대한 공포, 노후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공포감이 우리 사회를 어둡고,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당은 뉴딜과 사회대타협을 통해 서민들을 이런 공포로부터 구출하는 탈출구를 만들고자합니다. 충분한 자금이 있고, 인력도 있습니다. 물꼬를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방향으로 돌려놓기만 하면 우선 급한 불을 끌 수 있습니다. 소나기를 멈추게 하고, 무지개를 볼 수 있습니다.


국민에게 다시 무지개를 볼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 정치권의 임무입니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는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거추장스럽고 소모적인 악세서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여당, 야당 구분할 이유도 없는 일이고, 당과 정부를 나눌 일도 아닙니다. 우선 경제계가 동의하고 있고, 아직 완전하진 않지만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노동계도 큰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우선  당장 합의할 수 있는 것부터 합의해 나가면 됩니다.


 


□ 둘째, 우리 몸에 맞는 새로운 성장방식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선진국으로부터 고속열차를 들여왔지만 우리 지형과 우리 국민들의 형편에 맞게 설계도를 바꿨습니다. 그게 KTX입니다. 우리 경제는 미국이나 유럽이 경험하지 못한 독특한 성장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재벌체제입니다. 재벌체제는 이미 우리 경제의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됐습니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우리 몸에 맞는 새로운 성장방식을 창조해야 합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IMF 외환위기 직후에 예견되던 엄청난 재앙을 성공적으로 막아냈습니다. 이제 당장 IMF 외환위기와 같은 엄청난 정책실패와 재앙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정도까지 전진했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포함한 지난 10년은 무능한 과거 정권, 즉 한나라당이 집권했을 때 저지른 ‘IMF 재앙’을 뒷감당하는 시기였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10년을 준비할 때입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취직하기 쉬운 나라, 승진기회가 많은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시장만능주의로는 안 된다는 사실은 이미 분명해졌습니다. 시장의 발전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시장에 맡겨놓으면 다 해결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상황은 기업의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적극적 투자를 통해 상황을 돌파해야 하는데 소극적․안정적 투자, 경영권 방어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단기배당을 중시하는 주주자본주의의 득세와 수익성과 건전성만 추구하는 은행들의 행태 때문에 기업들이 위험투자를 결단하기가 어렵습니다.


공공의 역할을 강화해야 합니다. 정부와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가 나서서 기업이 투자를 할 수 없도록 막고 있는 족쇄를 풀어줘야 합니다. 기업이 경영권 방어에 매몰되지 않도록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사회가 기업에 대해 ‘시장원리’를 넘어서는 지원을 하는 대신에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상장기업이 고용과 투자결과를 사회에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언론이 적극적으로 역할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금융의 공공성 역시 중요합니다. IMF 외환위기 직후에는 금융산업 구조개편이 주요한 금융개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금융의 공공성 제고가 핵심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산업에 대한 대출비중이 72.8%에서 50.5%로 급감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정말 돈이 필요한 제조업에 대한 대출비중은 40.9%에서 20%로 반도막이 났습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중소기업의 활로를 열 수 있어야 합니다.


IMF 외환위기 이전에 우리경제를 이끌고 온 힘은 기업-은행-정부가 투자위험을 분산해서 감당했던 데 있었습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이런 위험분담체제는 와해됐습니다.


그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게 바로 뉴딜과 사회대타협입니다. 뉴딜과 사회대타협으로 번영으로 가는 KTX를 만듭시다.


 


□ 셋째, 우리사회의 작동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강권에 의존한 ‘고도성장전략’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제도적 민주주의가 완성단계로 접어들면서 이제 그런 성장방식이 통하던 시대는 영원히 끝났습니다. 박정희 식 발전모델은 폐기처분됐습니다.


남은 방법은 사회대타협을 통한 성장전략 밖에 없습니다. 반대와 이견을 용납하지 않는 박정희 식 개발독재 체제는 우리 사회에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악성 종양을 남겼습니다. 생각이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사회를 동서로, 남북으로 갈기갈기 찢어놓았습니다.


타협과 합의, 협력과 상생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회대타협을 통해 ‘투쟁의 문화’를 ‘협력의 문화’로 전환해야 합니다. 우리사회의 작동원리를 ‘협력을 통한 성장과 발전’으로 바꿔야 합니다.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뉴딜과 사회대타협이 ‘투쟁의 시대’와 ‘협력의 시대’를 구분짓는 결정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습니다.


 


□ 이제 본격적인 추진단계로 돌입하겠습니다.


 


제가 당의장에 취임한지 곧 100일이 됩니다. 그동안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일해 왔습니다. 뉴딜과 사회대타협을 추진하는 것도 서민경제의 돌파구를 열겠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첫걸음은 성공적으로 뗀 것 같습니다. 뉴딜과 사회대타협이 필요하다는 ‘공감’을 만드는데 까지는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각 경제 주체들 역시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속에 품은 카드를 불쑥 꺼내드는 단계는 아니지만 ‘이것 말고는 길이 없다’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습니다. 경제계와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일부는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출발할 때는 아득하게만 보이던 고지였는데, 어느새 산 중턱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등반을 할 때가 됐습니다. 다음 단계로 전진하겠습니다. 준비가 된 부분부터 협상테이블을 만들고, 구체적인 협상에 착수하겠습니다. 당내 합의를 이뤄내고,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탐색단계에서 실천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준비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 뉴딜과 사회대타협을 이뤄 우리당이 집권할 능력과 비전을 갖춘 세력이라는 것을 국민으로부터 확인받겠습니다.   


 


우리당은 뉴딜과 사회대타협을 통해 국민에게 우리당이 집권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세력이고, 한나라당보다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릴 것입니다.


작은 정부를 주장하고, 기업에 모든 것을 맡기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한나라당식 신자유주의는 ‘IMF식 처방’을 충실히 추종하자는 주장에 불과합니다. 우리 사회가 처한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성장도 이룰 수 없고, 복지문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한나라당식 신자유주의는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심화시키고 증식시킬 뿐입니다. 미국에서는 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에서는 통할 수 없는 방식입니다.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뉴딜과 사회대타협은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를 이루겠다는 우리당의 강령을 실천하는   첫 번째 시도입니다. 뉴딜과 사회대타협을 시작으로 우리당은 새로운 성장과 새로운 발전을 위한 우리당의 비전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처한 성장의 문제, 양극화와 복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능력과 미래를 열어나갈 비전이라는  두 측면에서 ‘한나라당식 신자유주의’와 경쟁하겠습니다. 새로운 10년을 담당할 수 있는 능력과 비전을 갖춘 세력은 역시 우리당밖에 없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인정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9월 12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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