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왜 박영수 앞에서만 서면 작아지는 겁니까?
대장동 사건의 중심에는 전 국민을 공분케 한 ‘50억 클럽’, 그 한가운데는 박영수 전 특검이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정영학 녹취록에도 박영수 전 특검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그러나 야당에 거침없던 검찰의 칼날이 유독 박영수 앞에서는 녹슨 쇠붙이가 되어버립니다.
탐사보도전문채널 뉴스타파가 공개한 2020년 3월24일 정영학 녹취록에는 ‘약속그룹’의 일원으로 박영수 전 특검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50억’이라는 액수까지 이름 옆에 적혀 있습니다. 녹취록에는 김만배가 “50개가 몇 개냐 쳐볼게”라며 “최재경, 박영수, 곽상도, 김수남, 홍선근, 권순일”이라며 ‘50억 클럽’의 명단을 직접 읊는 장면도 나옵니다.
박영수 전 특검이 대장동 일당과 금전적 관계를 맺어왔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의 고문으로 거액의 고문료를 받았고, 뉴스타파 보도 등을 통해 대장동 42억 비자금 일부가 박영수 측에 흘러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사실이라면 대장동 일당이 고위직 검사에게 아무 이유도 없이 돈을 건넸을 리 없습니다. 실제 정영학 녹취록에는 박영수 전 특검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고검장님’이 대장동 일당들이 처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대목이 등장합니다.
2014년 11월 5일 녹취록에서 정영학은 “하나은행..우리은행은 정말 다행인 거가, 이 담당이 우리 사이즈가 아니고 좀 더 큰 사이즈라서 고검장님 안 계셨으면 아유 힘들어”라고 말합니다. 같은 녹취록에서 남욱은 “아마 그 오더를 받았을 수 있어요, 우리은행에서” “제 생각에 오더를 받았을 수도 있어요. 왜냐면 그게 고검장님. 그 다음에 재정이형”이라고 언급합니다.
녹취록 속 대장동 일당들에게 박영수 전 특검을 대를 이어 챙겨야할 중요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2020년 10월 30일 정영학 녹취록에서 김만배는 “두 사람은 고문료로 안 되지. 수현이(박영수 전 특검 딸)하고 곽상도는”이라고 말합니다.
실제 박영수 전 특검의 자녀가 화천대유로부터 2019년~2021년 여러 차례에 걸쳐 11억 원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났습니다. 김만배는 또한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인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씨에게 100억 원을 건넨 적도 있습니다.
이처럼 박영수 전 특검은 본인은 물론 자녀와 인척까지 대장동 일당과 얽혀있는. 말 그대로 대장동 사건의 핵심 축입니다. 지난 대선 때부터 밝혀진 사실이지만 50억 클럽, 박영수 전 특검에 대한 검찰 수사는 깜깜무소식입니다.
이유는 짐작 가능합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고형곤 제4차장검사, 강백신 반부패수사3부장, 호승진 부부장검사 모두 ‘박영수 사단’으로 꼽히는 검사들입니다.
검찰에 촉구합니다. 돈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만큼 범죄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일이 있습니까? 그런데도 만약 본인이 ‘박영수 사단’이라서, 박영수와 특수 관계인 ‘윤석열 사단’ 소속이라 제대로 수사할 자신이 없다면 그냥 수사에서 손을 떼십시오.
이를 무시한 채 검찰이 ‘제 식구’ 박영수 전 특검에 대해선 기를 쓰고 덮어주는 행태를 이어간다면 선택적 수사, 정치보복 수사, 표적 수사라는 역사의 오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입니다.
2023년 1월 20일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