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은 곧 패가망신” 원칙 확립을 위해 엄정한 조사와 조치를 촉구한다
국내 금융시장 사상 전례 없는 주가폭락 사태가 발생한 후 2주가 지났다. 지난 4월 24일부터 나흘간 8개 종목이 연일 하한가를 기록했고, 시가총액 약 8조 원이 증발됐다. 이번 사태에 따른 손실이 국내 증시 금융사고 중 최대 규모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며 사태의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의혹은, 문제된 8개 종목에 관하여 주가조작이 있었다는 것이다. 사태 발생 당일부터 속칭 ‘작전세력’이 개입해 특정 종목의 시세를 인위적으로 형성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시장감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거래소가, 장기에 걸친 시세조종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게다가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대주주가 주가폭락 직전 보유지분을 대량 매도한 사실이 알려져,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의혹도 있다.
금융당국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없다. 보도에 의하면, 금융위원회는 이미 4월 7일 무렵 이 사태와 관련한 주가조작 제보를 받았음에도, 그로부터 약 2주 후 4월 24일쯤에야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였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일부 회사 대주주의 보유지분 대량 매도 시점은 금융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기 직전이었다. 도대체 금융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기까지 2주가량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의문이다. 금융위원회에서 조사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해명해야 한다.
주가조작은 자본시장 가격형성기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범죄이다. 우리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주가조작은 곧 패가망신”이라는 원칙이 확립되어야 한다. 한 톨의 의문도 남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불법이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의 경우 2001년 엔론 경영진들의 분식회계를 통한 주가조작 사실이 밝혀지자, CEO에게 징역 24년 4개월 및 4,500만 달러(한화 약 590억 원)의 벌금형이 선고된 바 있다. 반면 최근 우리나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1심 판결의 형량이 징역 1~2년, 벌금 5천~3억 6천만 원 수준에 그쳤다. 법집행 관행을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주가조작의 적발과 조사, 처벌 과정의 제도개선에 대해서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금융당국으로 하여금 주가조작 사범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이 조속히 처리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주가조작 적발과 관련, 거래소의 시장감시 기능에 허점이 없는지에 대한 점검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자본시장은 시장경제의 핵심이다. 우리 경제의 활력과 역동성을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자본시장이 필수적이다. 이것이 이번 주가폭락 사태에 후속 대응에 국가적 역량이 집중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2023년 5월 8일
더불어민주당 경제위기대응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