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무기로 한 공영방송 죽이기 중단하라!
대통령실이 KBS TV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통해 공영방송 옥죄기를 하고 있다.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 공공의 이익을 위한 복무 등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포기하고, '친윤방송'을 하라며 노골적으로 공영방송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5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KBS 수신료 분리 징수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9일부터 한 달 동안 대통령실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소위 '국민참여토론'에서 97%가 찬성한 것을 권고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해당 여론조사는 동일인의 중복투표가 가능하고, 한 사람이 다수의 계정을 생성해 반복 투표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조사의 기본도 지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심지어 여당이 참여를 적극 홍보하기까지 했다.
여론조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기본도 갖추지 못한 여론몰이로 공영방송 수신료 분리징수를 밀어붙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공영방송 KBS의 재원인 수신료는 단순한 시청료가 아니다. 공영방송이 정부나 광고주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공공의 이익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헌법재판소는 수신료 납부 의무를 규정한 법령의 위헌을 주장하며 제기된 헌법소원 판결에서 "수신료는 한국방송공사의 원칙적인 재원으로서 공사가 방송의 자유를 실현함에 있어서 본질적이고도 중요한 사항"이라며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현행 수신료 통합징수 제도에 대해 '공평성과 효율성의 측면에서 통합 징수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통합징수로 재산권의 제한이 일부 발생한다 해도 효율적인 수신료 징수를 통해 얻는 사회적 이익이 더 크다'는 취지로 판결한 바 있다.
윤석열 정권이 공영방송의 재원구조에 대한 어떠한 정책적 대안도 없이 부실한 여론조사만을 근거로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면, 대한민국 최고심급인 대법원의 판단도 무력화하고, 입법기관인 국회의 입법권도 침해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집권 이후 방송장악과 언론탄압을 서슴치 않고 있는 윤석열 정권은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의 배경을 스스로 고백한 바 있다. "KBS는 내부개혁이 절실히 필요한데 지금 당장 내부에서 혁신하지 않는다면 수신료 분리징수로 갈 수밖에 없다" 여권 인사의 발언이다. 결국,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수신료를 무기로 보도통제를 하겠다는 것이 본심이다.
정부 여당은 국회에 계류중인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법안에는 ‘거부권’ 운운하면서, ‘불편한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데만 혈안이다. TBS 지원조례 폐지, YTN 민영화 추진, MBC 압수수색,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면직 등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는 언론의 사명이고 민주주의의 기둥이다. 윤석열 정권은 지금이라도 언론 탄압과 시행령 개정을 통한 KBS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중단하라. 우리는 부당한 언론탄압과 방송장악 시도에 단호히 맞설 것이다.
2023년 6월 7일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